집짓는 이야기/지어내는 사람들

대목

생각하는갈대 2009. 7. 5. 15:27

대목,  집의 구조를 담당하는 목수.

집은 여러사람의 노고로 지어진다.

돌, 금속, 나무, 흙, 종이, 각종 석유화학제품, 조경수, 시멘트, 모래, 하물며 우주과학에 쓰이는

열반사 단열재.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소재는 건축에 쓰인다고 단언한다.

그 많은 자재들을 각기 다른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그 특성에 맞게 다듬고 조합하여 집을 지어내는 것이다.

 

목수만 보더라도,,,,

이제 소개될 건물의 구조(뼈대)를 담당하는 대목.

창호를 제작하는 소목을 비롯하여, 가구를 짜는 목수, 콘크리트를 부어넣기위한 틀을 만드는

목수, 흔히 인테리어라하는 내부 마감을 전담하는 목수...

 

그중 대목은 쓰는 부재가  크고, 나무의 맞춤을 미리 계산하여 집을 조립하는 정교함을

지니고 있으며, 대목의 행위 자체가 건물의 선과 비례감을 비롯한 큰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작업을 수행한다.

가히 집을 짓는데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대목의 자긍심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가 "한옥" 하면 떠올리는 선들이 대목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실을 띠우고 주춧돌을 놓는 작업이다.

주춧돌이 잘못 놓이면 여러므로 복잡한 일이 벌어진다.

기둥이 주춧돌을 벗어나기도 하며, 기둥 높이가 일정치 않아 심지어는 그랭이 여유가 없어 주춧돌을

들어 올려야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당장 집이 비틀게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엄청 더운 여름날이다.

당분간 대목에게 일하는 동안 그늘은 없다.

집이 햇볓과 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기위한 전 단계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그늘이 있을 수 없다.

아주 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오른쪽 박승권 목수...

더운날 돌위에 저리 철퍼덕 앉아있다는건....

박철 목수는 흐르는 땀을 어찌할 수 없나보다.

등을 보이는 도편수 임철은 그나마 뭔가에 집중하고 있으니 잠시 덥다는 생각은 잊을 수 있겠구만.

 

지금 엽으로 뒤집어 대들보가 누워있군요.

그래 쉬거라.

이제 건물위로 올라가는 순간!

집이 수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모든 지붕의 무게를 짊어져야 할건데.

치목하는 과정에서 항상 누워있는 보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이 마지막 휴식이니 잘 쉬라고..

크기만큼 대패질 해야할 면이 넓다.

저 자세로 일반인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뱃살을 빼는데 대패질만 한 것이 없다는데....

복부비만 있는 분들 한 번 도전해 보실겁니까?

 

누군가가...

한번 해보겠다고 덤비더니..

기둥도 하나 못 깍고는 다음날  몸살을 하던데..

 

그나마 좋은 세상이다.

크레인이 없던 시절에는 모든 작업이 사람의 힘에 의존했었다.

 

 

날은 덥다.

그냥 서있기만해도 땀이 흐른다.

대들보 하나 얹고 잠시 먼산을 본다.

바람한점 없는 날이다.

8월 .....

뭘 생각하나?

시원한 계곡?

 

제법 큰 망치다.

나무라 가볍긴하지만 크기가 저만큼이면....

하여간 이집은 잘 지어지고 있는 것이다.

저 나무가 그냥 쏙..들어간다면.

집이 헐거워서 좋지 않다.

덕분에 목수는 15kg은 되는 망치를 휘둘러야한다.

계속 망치라 했던가?..

떡매

 

 

한참 바쁜 시간이 지나고 잠시 휴식시간이다.

아래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저위에 를 올라가 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저 위에 서있는 저사람은 ...

휴......

 

이번엔 좀 작은 망치네요.

떡매에 비하면야..

일반적으로 건물을 철거할 때 쓴는 햄머입니다.

하지만 여기선  연정(서가래를 고정하는 못)을 박는

망치정도네요..

못길이가 21cm되니 저정도 망치는 되야 박히겠죠?

쉬지 않고 몇 개나 박을 수 있을까?

서있기도 옹삭한 저기에서...

 

 

 ㅎㅎㅎㅎ

이미 자리잡은 종도리를 무슨 죄를 지었다고 치고 또 치시는지..

떡매질이 그리 해보고 싶으셨단다.

 

뭐시기?

용트름도 아니고..

서있는 자세를 보시면 그리 오래 서있기 힘들겠죠?

몸이 많이 힘든가봐요.

보약 먹어가며...

철이형 술을 작작 마셔야제...

 

 항상 휴식은 ...

불편해 보여도 저들에겐 참 편한 자세다.

 

 높은 곳, 무거운 부재들과 위험한 공구를 사용하는 직업이다.

 

상량식날..

음......잘되었어.

만약 맞지 않는다면 그 많은 손님들 앞에서 ....

 

이날은 대목의 날이다.

지금것 고생한 노고를 확인하는 날이다.

그리고 또다른 시작이다.

이제 좀더 아기자기한 일들이 남아있다.

벽을 형성하고, 문이 달리기위한 부재들을 조립하고, 마루를 까는등 ....

그래서 한 번 쉬어가는 날이기도 하다.

... 술보들....

집떠나 , 힘든일에, 신체리듬이 깨어지기 쉬운 직업이다.

오늘은 그래도 한잔...

그간의 힘든 일을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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