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가는길.
일로 가는 길이나 가족과 함께 가기로 하였다.
청산도를 다녀오려면 최소 20만원 이상의 금전과 14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 못마땅한 것은 청산도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청산도 하면 탄성을 지르는 사람에게 부러움을 산다.
마침 시험도 끝이나고....
금요일 체험학습으로 청산도를 향하다!
좀처럼 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이들.
무엇보다 일어나기 힘들었던 나.
06시에 출발 해야하는 시간을 넘어 30분을 지체했다.
고속도로는 폭우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어딘가와 완도군청을 들러 11시 20분 배를 타야하는 나에게 조바심이 인다.
안성에서 완도까지....
쉴새 없이 달린다.
배를 타려 표를 끊으니 이런....
아침먹을 시간이 남았네.
11시니 점심인데...
또 하나의 걱정.
안개와 풍랑으로 배가 뜨지않으면 망연자실인데....
이제 밥먹고 나니 아이들 뱃멀미가 걱정이다.
우여곡절,,
배가 완도항을 떠난다.
모두 배위로 올라와 바다를 구경한다.
뱃멀미는 즐러우면 잊기도 하니까...
신지도, 명사십리 가는 연륙교다.
배로 다니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다니기 수월해진 관계로 오히려 가지지 않는다.
같은 풍광이라도 가기 힘든 섬이라면 이색적인것이 인지상정.
이제 섬이란 생각이 들지 않아선지...
제주도에서 나오는 배가 들어온다.
수년전 저배를 타고 제주도 가족여행을 다녀오던 기억이 새롭다.
둘째가 태어나기전.
할머니와 넷이서 다녀온 가을여행이라는데 눈이 내린 모호한 여행이였다.
폭설, 5.16도로 교통통제....
옆에서 겨울이란다.
여기를 보세요.
자 배위에서 한판씩 ...
큰딸 은경이.
우리집에서 유일하게 박씨성을 지녔다.
우리집 꼴통.
짜석 !
포즈좋구만
낸둥 사진 안찍겠다던 혜민이가 같이는 찍는단다.
청산도에 다와간다.
청산도에서 뻣어나온 산줄기가 바다를 향한다.
제법 부는 바람에 뱃멀미 걱정했는데...
용케 잘왔다.
이제 선착장이다.
청산도여행을 하다보면 어디고 보이는 것이 돌담이다.
요즘이야 석공이란 직업이 있으나 예전에는 직접 쌓거나.
재주있는 사람에게 품앗이로 부탁을 해서 쌓았다.
주로 직접 쌓았다.
그래서 굽이굽이 마다.
조금씩 느낌이 다르다.
그런 느낌....
가공 되지 않는,,,
획일적이지 않는.,,,
마을앞 방풍림을 걸어본다.
해변의 쓰레기도 본다.
바다와 몸에 해로운 습한 바람을 걸러주던 방풍림.
염분이 많은 해변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해송이라 한다.
염분때문에 자라는 속도가 느린데도 아름드리인 저 소나무.
처음 이곳에 마을을 이룬이들이 심은 나무.
해로운 바닷바람을 막아주던 방풍림이 후대의 무지로 많이도 잘려나갔다.
확트인 바다쪽 전망을 가린다고...
무지의 소치이다.
건강은 물론 운치를 모르는 무지.
세월이 느껴진다.
서편제 촬영지 가는 길에 다시한번 되돌아 본다.
바다와.
소나무와.
마을.
여기서 쓰레기는 보이지 않는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판
가끔 장난끼있는 사진을 몇번 찍었다고...
아빠가 사진찍는 거 싫어하던 혜민이도 마음이 풀린듯 하다.
미련이 남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다같이.
날씨가 흐려서 영....
푸른 바다가, 푸른 하늘이...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진도아리랑이 절로 난다.
신이난 모양이다.
아빠 여기 여기하며 폼잡는다.
끝이 없을 것 같은길.
저 넘어가 어디로 이어질까?
서편제 영화장면이 떠오른다.
그래 한번 걸어보자.
지발.....
차로 횡하니 다녀가지 말고.
명색이 슬로시티라는데.
굳이 업혀가는 저녀석....
초딩 6학년 이라...
많이 컸다.
이제 중학생이네.
혼자 옆길로 빠져 걷는다.
간신히 가족사진 한번 찍었는데...
내표정이 영.......
타이머에 신경쓰다보니.....
다들 자연스러운데.
내가 사진 망쳤다.
오우제 김주경소장님 설계.
이 건물이 청산도로 날 불렀다.
내가 할 일은 이미 끝난공사에 뭔가 더할 것이 남아서...
폐교를 리모델링한 건물이다.
청산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석담이 외피가 되고.
독립된 다섯동을 증축한 것이다.
예전에 옥상이 2층이 되었다.
길게늘어선 건물들....
이거하러 왔다.
계단+사다리+수납장.....
그리고 2다락에 난간....
덕분에 가족들 청산도도 오고..
감사!
예전 마을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70년대 풍광이 남아있는 곳이다.
역시나 굽이굽이 이어지는 정겨운 길이다.
바자울 대문앞에서 혜민이가 웃고있다.
그래...
이리 걸어보는 거다.
뭐 별이야기 있을까 싶지만 ....
아무말 없이 걷기만 하여도 소통이다.
궁금한 것이 생기고.
이러쿵 저러쿵.
탄성도 지르고.
혼자 중얼대기도 하고.
응? 하고 묻기도 하고....
저게뭐야?.
카메라를 준비하고.
뭐?
했더니...
다음은 사진찍으려고 또 물어 봤어?
눈을 흘기는 대신.
멋적게 웃는다.
능소화..
장마가 시작되고 끝나는 동안만,
참,
능소화 꽃술은 낙씨바늘 모양이라 눈에 들어가면 큰일이 날 수도 있습니다.
시멘트 벽을 타고 오르는 강인한 생명력.
저리 시작해서 저 담을 다 덮을 것이다.
다시 바다.
섬이다 보니.
흐린날이 먼 섬을 가렸다.
흐린 하늘에 바다색이 물들었다.
아이들이 난리가 났다.
사진 찍으라고.
일도 마치고..
놀고...
나오는 배편은 객실도.
갑판위도 아닌 차안에서 한숨 눈을 붙이기로 했다.
새벽부터 힘들기도 할터.
완도까지 와서 그냥 가냐고?...
혜린이가 눈을 감았지만 저 돼지들과 찍은 사진을 넣어본다.
내가 돼지니까...
복스럽게 씨익 웃고있는 돼지와....
마른 돼지들.
장보고 촬영장에서.
호랑이등,
아니 머리에 올라타본다.
큰 입에 겁도 없이 서있다.
그래도 어디 다녀왔는지 가장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사진.
누구?
장보고...
완도대교를 넘으며 왠지 아쉬운 마음에 차를 새우고 한번 찍어본다.
저 갯벌에 숨어있는 강인하고 어마어마한 생명들.
섬을 떠나는 아쉬움...
해도 저물어간다.
아침부터 힘들터.
금강산도 식후경.....
일주일에 몇번도 아니고 토요일 점심 한번
정해놓고 먹는 라면.
오늘은 그 룰을 잠시 깬다.
꿀맛일거다.
함평이니 한참을 더가야한다.
오늘 하루 노느라 고생 많았다.
그리고 집에서.....
피곤함도 잊고 오늘찍은 사진을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냥 가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사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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