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는 이야기/한옥

녹동서원정리

생각하는갈대 2011. 4. 24. 01:04

 유독 무더운 햇살과 비가 그치고 한 해를 넘기면서 정리가 되였습니다.

조경공사는 후의 일이고 문화재 관련 공사가 끝이 났군요.

 

녹동서원은 임진왜란당시 일본군 장수가 귀화하여 공을 세우고 김해김씨성을 하사받은 가문의 서원이다.

도로변 차선이 지나가는 행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담장은 퇴락되고 건물은 세월에 부식되었다.

 

담장으로 도로와의 경계를 짓고, 행인들의 안전성이 조금은 확보 되었다.

항상..

담장은 차단이 아닌 경계임을 강조해본다.

 

배면 석축이 너무 가깝고, 건물의 기단은 묻혀 있다.

이끼가 보임은 나무에게 최악의 조건이다.

기단을 높이고 석축을 물리고 배수로를 놓아 바람이들고 물이 갈길을 마련해야 한다.

 

층층이 떨어지는 담장은 다양한 변화를 주고 경사지의 위압감을 상쇄시킨다.

 

사당과 담장.

담이 사당과 서원의 경계를 이루었다.

사당 하부가 담장의 기와선에 가려지니 안정감이 있다.

담장기와선과 사당의 기와선이 운치 있다.

그리고 같이 어우러지는 나무.

 

흘러내리던 흙은 석축에서 멈추고, 스며나오는 물은 수로를 타고, 첩첩이 쌓인 돌이 그리 무거워보이지

않는다.

저 돌에 세월이 뭔가를 입히면 더 정겨워 질 것이다.

무었보다 물이 갈길로 가고 바람도 갈길을 가니 건물이 습하지 않다.

철거전의 모습이다.

담장은 식물의 뿌리가 넘지 못하는 차단도 한다.

답답하고 습한 예전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뒤가 훤해졌고 바람이 통하는 구조가 되었다.

층을 이룬 담장은 건물을 적당히 가려주고 지붕기와와 어우러진다.

 

아직은 밋밋하고 딱딱한 느낌이 든다.

아직...

세월의 흔적이 없다.

그리고, 나무가 없다.

 

 

저 돌에 세월이 묻어야 .

나무가 자라야.

봄이 와야 횡홤이 정갈함으로 보일것이다.

 

너무 인위적인 인간의 취기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자연의 흐름에 거슬러서는 안된다.

산줄기, 물의 흐름, 바람의 흐름,

흘려보낼지언정 막아서서는 안됨을 느끼게하는 일이 고건축이다.

 

어느날 봄에 다시 이곳을 찾으면......

저 느낌이 전체를 누를 것인가?

아님 저느낌이 자연의 일부에 끼어들어 보일 것인가.

 

이제 마무리 하는 이들의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