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족사진

2009가을여행-1

생각하는갈대 2009. 12. 7. 19:49

 모처럼 떠난 여행.

 이제 큰딸 혜민이가 인지능력이 있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였다.

 남도는 고향이니 알게 모르게 가까운 곳이고.

 마침 시간이 허락하여 동쪽을 보고싶었다.

 직접 눈으로 보는 공부만한 것이 있는가?

 다소 미흡하게 떠났지만 즐거운 여행이였다.

 계림이 우리를 반긴다.

 천년의 고도 신라에서 처음 보는 이미지는 역시 능(陵)이다.

 인간의 가장 큰 바람.

 불노장생...

 사후까지 보존받고 싶어하는 생명연장의 꿈.

 한편 본능에 몸서리친다.

 한 줌 흙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것을..

 

 첨성대.

 세계최초의 천문관측시설.

 기단의 사각형은 4계절,

 돌을 쌓은 단수는 27(?)단,

 본시 24절기를 뜻하여 24단이 되어야하나 선덕여왕이 27대왕이라 해서 27단이 되었다는데....

 그리고 쌓아올린 돌은 365일.

 지금 우리가 아는 일년은 24절기, 365일과 시기마다 기후가 어찌 변하는 줄 알지만,

 과거에는 달력을 아는 자체가 신(神)권이였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예지의 절대권력.

 

 

 안압지를 향했다.

 꼴통(둘째)이 심술을 부리는 바람에 반월성 구경은 그냥....

 

 어느덧 잔잔한 안압지의 물결을 본다.

 평지에 못을파고 그 흙으로 둑을쌓아 만든 인공연못이다.

 물을 끌어들이고,

 유량을 조절하여 물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킨 인공 연못이다.

 화려했던 과거의 흔적은 저 건물과 여기저기 주춧돌만이 남아있다.

 

 외부에서 끌어들인 물은 이리 휘돌아 못으로 향한다.

 원석을 파고 다듬어 만들어낸 예술이다.

 낙엽이 운치를 더한다.

 

 옛 흔적위에서 지금의 흔적을 만든다.

 메~~롱.

 

 에밀레종, 성덕대왕 신종.

 예술이란 이런 것인가?

 저 여인은 지극한 간절함과 관능을 함께 지녔다.

 금속에 세겨진 상징적이며 정교한 선과 세월의 흔적이 지나는이를 사로 잡는다.

 

 끊일둣이 이어지는 부드럽고 볼륨있는 선들,

 담백하면서도 생명력이 넘쳐난다.

 잔잔한 음영은 세월이 만들어냈다.

 

 만파식적의 유래라 알려지는 종을 메단 부분이다.

 통일 신라시대 이후 우리나라 만이 지니는 종의 특성이라 한다.

 한마리의 용과 소리가 통하는 통....

 삼국통일은 역사적으로 대업이나,

 그 통일을 이루기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가?

 거친 폭우가 계속되더니  바다에서 용이 대나무를 등에 지고오기에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부니

 세상이 잠잠해졌단는 설화....

 그것이 만파식적이고,

 그 설화를 대변하는 조형이라 한다.

 어린아를 넣어 만들었다느니...

 항상 설화는 다분히 상징적이다.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단군설화,

 나라의 창건설화가 모두 그러하듯이..

 박혁거세는 알에서 태어났으니 조류인가?  ^^

 

 정교한 문양에 시선이 간다.

 뭐 그리 열심히 공부한건 아니지만 공학도로서 경탄이다.

 이미 종에대한 고증은 수차례방영된바 있다.

 금속을 다루는 일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거기에 소리까지.

 

 

 만파식적하니 ...

 대마무 마디로 보이는구만,...

 

 다보탑.

 불국사에서는 이리 볼 수 없다.

 물론 주변의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야 맛이나지만,

 오롯이 조형물로 감상하기에는 좋은듯 하다.

 마치 나무를 다루듯 짜서 맞추었다.

 하부 기단은 지극히 안정적이다.

 오르는 가파른 계단도 안정적이다.

 사람이 오르내리는 용도가 아닌 이상에 전체적인 볼륨은 지극히 안정적이다.

 

 극치이다.

 군더더기하나 없는 절제이다.

 안정감.

 비상(飛上).

 꼭 필요한 요소들로만 구성된 절제의 극치이다.

 

 경주박물관에서 숫한 사진들중 귀면이 날 사로잡는다.

 무섭지 않고 정겹다.

 이리 격을두는 것이다.

 보는이의 시각을 염두하고 이를 두려워하는 이는 자체로 두려워하는 것이 아닐까?

 이제 불국사로 향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