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답사

미황사

생각하는갈대 2009. 9. 17. 10:41

남도의 끝자락 미황사...

백두대간이 서해바다를 향하다 뭔가 아쉽기라도 한듯

다시한번 용트름을 한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어 끊일듯이 이어지는 남도의 산줄기가 한번...

 

 

병풍처럼 늘어선 산줄기.

저산 어디에 절이 깃든 것인가?

정상에서 느슨히 흘러내린 아늑한 곳.

 

 

누각을 빠져나오니 높은 축대위로 지붕만 빼꼼하다.

 

 

계단을 올라 대법당 마당.

넓직한 마당이 펼처진다.

산아래에서도,

오르는 길에서도,

누각 밑을 통과할  때도,

다시 지붕만 보이는 계단을 오를때도 이런 전경은 예상키 힘든 영역이다.

 

 

대법당을 중심으로 여러 건물이 군집해 있다.

법당앞 한켠에 진달래가 수줍게 피였다.

 

 

대법당 한켠으로 병풍처럼 감싸는 산줄기과 위압적이지 않다.

오히려 아늑하다.

오른쪽에 봉긋한 산봉오리가 탐스럽다.

 

 

나무와 산과 파란하늘의 여백...

여백은 뭔가를 돗보이게하고, 여유롭게한다.

늘 그러하듯 다체워버리면.....

여백을 통해 추녀와 산능선이 살아난다.

 

산비탈의 사찰이라 축대가 높으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나지막한 화단이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거기에 진달래, 수선화, 작약, 담쟁이가 단촐히 어우러진다.

 

 

 

저 끝에 보이는 빼꼼한 담장하나,

대웅전과 요사채를 구분하는 경계로 손색이 없다.

궂이 문을 달아 막지 않아도...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바위투성이 이지만 그리 험해보이지않는다.

오히려 대웅전 지붕과 산봉오리와 어우러져 멀찍히 뒤로 물러나있는 듯하다.

 

 

법당기단위에 올랐다.

우측 화단은 확실히 안정감을 주는데 한 몫을 한다.

주춧돌에 새겨놓은 문양도 보인다.

좀 유심히 보고싶다.

 

 

거북이 법당을 향하고 있다.

 

 

거북은 그렇다 치고..

게는 왜 조각한 걸까?

일반적이지 않다.

석공이 힘들던 차에 소일삼아 재미로 새겨본 걸까?

감히 부처님을 모시는 대웅전에 장난삼아 한건 아닐 것이고....

창건 신화를 봐도 소이야기 뿐이고.....

누각 단청에도 게를 그려넣었으니 분명 이유가 있을터인데...

내소사도 대웅전 용이 여의주가 아닌 물고기를 물고있다.

바닷가라  풍요를 비는 상징성일까?

난 아직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언제고 그 이유를 알면 ....

 

 

 

대법당 주변을 걸어본다.

산자락의 흐름에 맞추어 쌓은 석축과 건물들이 변화있어 즐겁다.

지금이였다면....

포크레인이 그냥 둘리 없지 않을까?

 

누각 넘어로 바다가 보일것이다.

바다를 보는 시야가 확트이고 시원할 것인데...

왜 누각을 지은 것일까?

 

 

절집이건 살림집이건...

변화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변화는 대단한 것이 아닌듯 하다.

그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아닐까?

 

벽보다 지붕의 비율이 큰데도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바로 처마선이다.

듬직하지만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바로 처마선이다.

수덕사도 그러하고...

사람의 시선은 항상 정면에 있다.

그리 길들여진 것이다.

살작 곁에서 보면 또다른 맛이 있는 것이다.

 

 

기와에 고사리며 둥글래를 심었다.

별것 아닌 소품일 수 있다.

지나가는 이의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 소품으로 건물은 아늑하고 운치 있어진다. 

드러내지 않아 별것  아닌듯 하지만 나름 고심한 흔적과 정성이 보인다.

 

 

대웅전 기둥이 좀 위태로워 보이나?

내부에는 제대로 버티고 있겠죠?

혹여 개심사 명부전에 가시거든 뒷쪽주춧돌을 흔들어보세요...

움직입니다.

근데...

건물은 멀정해요.

장기간 방치하면 사단이 나겠으나 상부의 결구방식이 큰 무리 없이 잡아주죠.

주춧돌에 이끼가 낀걸 보니 습하단 증거내요..

그래서 기둥도 유독 썩었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