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집...
더구나 아는 처지..
건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는 처지에 공사하는 것 아니다"라는 건 불문율이다.
내가 보기엔 합리성의 결여이다.
서로가 서운한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네가 그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누구의 입장에서건 서운한 면이 있는것이다.
아는 처지에 시시콜콜 추가비용을 말한다는게 그렇고,...
아는 처지에 좀더 잘해주길 바래서 그렇고..
어려운일이다.
특히 시골에서는 마을어르신들의 시셈또한 만만치 않다.
자식들이 집고친다는데 뭔가 문제가 발생하면 여러가지 말이 나온다.
어설프면....
이왕이면 잘하지...
자식이고, 부모님이고, 일하는 사람이고 싸잡아 욕을 먹는다.
난 여기서 실험을 했다.
내 나름대로의 억울함을 잘 누를 수 있을지...
무었보다 내 어머님 같은 분이 여생을 좀더 편히 사실 수 있을지...
여생을 편히 사신다는 것은 건축의 완결성만으로 평가 받지 못한다.
마을 사람들의 평가 또한 만만치 않다.
난 여기서 죄를 지었다.
예정공사비를 넘긴 것이다.
내게도 힘든 결정이였다.
매번 추가되는 금액을 이야기하다 보면 공사진행의 차질은 물론 일정수준의 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상의하며 풀어서도 안된다.
기술적인 부분과 디자인은 최종적인 결과물이므로 소소하게 흔들려서는 안된다.
이는 엔지니어로서 짊어져야할 업일 뿐이다.
그저 열심히 성심것 일을 했다는 건 프로가 아니다.
나의 손실을 감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저런 말, 말, 말. 사람, 사람, 사람......
어머님을 위해 힘든 맘고생을 선택한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역시...
막둥이가 부모에 대한 정이 깊음을 새삼 느꼈다.
일은 끝이났고..
이제 어머님이 예전보다 편히 사시길 바랄 뿐이다.
항상 공사는 한정된 금액에서 출발한다.
그저,..
여름에 문열어놓고, 모기피하고, 비안들이치고, 바람통하고...
겨울에 방건너 갈때 마루에서 찬바람 안맞고, 문풍지사이로 찬바람 안들어오고..
50여년전 남도의 집으로는 잘지어진 집이다.
생각은 같았다.
이집을 헐고 다시 짓지는 말자.
마루가 너무춥고 외풍이 있으니 덧창을 대고,
방충망을 설치하여 여름에 문을 열고 살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집이 습하지 않다.
또한 마루가 너무 높아 오르내리기 힘이 드시니 계단을 형성하고 계단속에 신발장을 넣자.
막상 공사를 하려니 문제가 발생했다.
마루에 창호를 올려 태우면 턱이생겨 드나들기가 힘든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루상부와 창호 상부를 같은 높이로 시공하려다 보니 창호를 감싸는 목재프레임이 필요했다.
기둥은 30mm가 수직선에서 벗어났고 마루장선과 장혀는 처져있었다.
덧프레임을 대면서 창호 설치는 가능하나 비툴어진 기둥이 보기 싫어 한번더 기둥을
감싸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창호의 무계가 문제가 된것이다.
나이드신분이 열기 힘든 무계가 되다보니 한차원 더 부드러운 창호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마루의 양쪽에 보이는 밤색알미늄 출입문도 눈에 거슬렸다.
느낌도 느낌이지만 하방(하부턱)이 높아 도시생활에 익숙한 사람에겐 고통이다.
어른들은 머리와 발가락이 다치고, 아이들은 자꾸 넘어지는 형태였다.
그래서 문을 교체하고 하방을 낮출 계획을 세운다.
그러다 보니 나머지 기존 문들이 모두 눈에 거슬린다.
기능적으로도 프레임 폭이 좁아 문손잡이가 롤방충망에 걸린다.
방 2개는 최근에 한식문으로 교체 하셨기에 그냥 두더라도 예전의 합판문은 프레임까지
모두 교체를 해야만 했다.
"집 고치고 티가 안나기 때문이다."
양쪽에 보이는 창문도 장혀가 처져서 열리지 않는 형국...
중앙에 기둥을 세워 처짐을 막고 양쪽에 이중문을 설치했다.
프레임까지 교체하려 했지만 일이 너무커서 자제하기로 했다.
백색창호와 새로이 설치된 목재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일신한것 같다.
밤색 알미늄창호를 철거하고 문턱을 방높이까지 낮추었다.
반복된 덧시공에 방이 마루보다 높은 형태이다.
참고로 이집은 모든방의 레벨이 다 다르다.
마루쪽 창호는 알미늄창호 대신 여시기에 힘이들지 않게 한차원 높은 LG제품을 사용하였다.
우측문이 막아버리고 싱크대를 설치한 주방이 있던 방이고,
정면의 문이 안방으로 통하는 문이다.
한옥의 경사지붕 하부에 달아낸 공간이라 천정의 높이가 낮다.
주방을 확대하여 거실형태를 만들고싶은데....
오른쪽 벽을 트면 현재의 주방이다.
단높이가 다른 주방.
입식과 좌식이 혼용된주방.
거실의 성격을 띤주방.
안방과 통하는 주방.
명절 때 온가족이 편하게 한데 모여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
가구는 기존의 가구를 약간 수정하여 제사용하였다.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까운 가구라 하신다.
주방 좌측문은 처음 계획에 없던 문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시골분들에게 다용도실은 유용한 공간기에 기존의 버려진 욕조를 철거하고
선반을 만들고 세탁기를 옮겼다.
우측은 안방으로 통하는 문이다.
주방을 중심으로 다용도실, 안방, 거실이 배치된 형태이다.
아직 익숙치 않으신지 상을 차리셨다.....
이제 홀로 드시는 식사는 정면에 보이는 식탁에서 해결하시면 되는데..
주방에서 통하는 안방이다.
마치 억지로 구겨넣은 냉장고가 제 역활을 하게되었다.
예전에 건물뒷공간에 장기보관용으로 쓰시던 냉장고가 이제 제 역활을 하게된 것이다.
안방이 너무 좁았다.
이불장도 옆방에 놓고 사용하셨다.
이방에 이불장과 옷가지 놓을 공간만이라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주방을 사용하려면 마루를 돌아서야 가능했다.
주방을 중심으로 모든 동선을 해결하려는 고민이 지배적이였다.
뒷쪽으로 확장된 붙박이 장농과 주방으로 통하는 통로.
이제 주방을 중심으로 한 동선은 해결되었다.
냉장고위치가 그럴듯하다.
여기에....
바람이 통하지 않는 뒷공간을 내부로 끌어들이면서 습기를 차단할 목적으로 방바닥을 높이고,
덧달아낸 천정단열을 위해 천정이 낮아지니 냉장고가 들어가질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천정을 철거하고 다시 시공하였다.
어찌어찌 냉장고가 자리를 잡았는데....
물을 쓰시던 공간이다.
정면의 문을 열면 선반과 세탁기가 있는 다용도실이다.
지금은 몰라도 아마 사용빈도가 높아지실 것이다.
다용도실로 통하는 문이다.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수납공간을 식탁하부에 두었다.
저문을 열면 다용도실.
세탁기와 수납을위한 선반이 있다.
흙과 물에 젖은 옷가지며 농사에 쓰실 소소한 농기구는 이제 이 공간에서 해결될 것이다.
항상 아쉬움은 남는다.
아무조록 여생을 편히 사시길 ...
친구 용택아 마음고생 많이했다.
누군가 해야할 일을 네가 한거다.